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 독후감 리뷰

1호점 관장 2025. 6. 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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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향한 이해의 정치 —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를 읽고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

 

정치는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그들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최강욱·최강혁 형제가 함께 쓴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는 이 오래되고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단지 정치 이념을 해설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의 대화가, 우리의 사회가, 그리고 우리의 삶이 어떻게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연결할 수 있을지를 모색하는 ‘공존의 기술’에 대한 안내서다.

 

책 표지에 날아오르는 파란 새 한 마리가 인상적이다. 새는 종종 자유와 소통, 이상을 상징한다. 붉은색이나 검은색이 아닌 파란 새를 택한 것도 어쩌면 이 책이 지향하는 ‘차분한 성찰’과 ‘조용한 공감’을 드러내는 장치일지 모른다. 이념이라는 단어가 언제부턴가 증오의 언어가 되어버린 시대에, 저자들은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통해 더 나은 정치의 길을 모색한다.

 

책은 정치의 기본 개념에서 출발해, 보수와 진보가 어떻게 다르고 또 어떻게 겹치는지를 풀어낸다. 진영 논리에 빠지지 않으면서, 각 이념이 추구하는 가치를 있는 그대로 소개하고, 그 배경과 역사까지 짚어낸다. 보수는 왜 전통을 중시하며, 진보는 왜 변화를 외치는가. 세금, 복지, 자유, 평등 등 구체적인 이슈들을 통해 보수와 진보가 어떻게 다른 선택을 하는지, 그것이 단순한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관점’의 차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대목은 “보수와 진보는 어느 한 쪽이 악하고, 다른 쪽이 선한 것이 아니라, 서로가 지향하는 가치가 다를 뿐”이라는 설명이었다. 우리가 쉽게 던지는 ‘좌파’, ‘우파’라는 단어가 얼마나 많은 오해와 왜곡 속에 소비되고 있는지를 되짚게 해준다. 이 책은 그 언어들을 다시 정의하고, 그 안에서 진정한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

 

최강욱과 최강혁 두 저자는 같은 형제이면서도 서로 다른 영역에서 사회를 경험한 사람들이다. 그만큼 이 책은 한 방향으로 기울지 않고, 서로의 논리를 존중하며 균형을 이룬다. 덕분에 독자들은 어느 한 편에 서기보다, 두 관점을 모두 품으며 더 넓은 시야로 사회를 바라보게 된다.

 

우리는 종종 ‘정치’라는 단어 앞에서 피로감을 느낀다. 그러나 이 책은 말한다. “정치를 외면하는 순간, 삶의 중요한 문제들을 타인의 손에 넘기게 된다”고. 그렇기에 우리가 서로를 향해 질문하고,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일은 단순한 교양을 넘어서 민주주의의 실천이 된다. 이 책은 그 실천을 위한 첫걸음이다.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는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뿐 아니라, 정치로부터 상처받았던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편 가르기와 혐오가 일상이 된 오늘날, 이 책은 마치 맑은 공기처럼 독자의 마음을 정화시킨다. 우리는 다르지만, 함께 살아야 한다. 그리고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곧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위에 세워지는 일이다.

 

책을 덮으며 떠오른 마지막 문장은 이것이다. “우리가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 어떻게 함께할 수 있을까?” 이 단순하지만 본질적인 질문이야말로, 오늘 우리가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정치의 시작점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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